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페스타가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렸다. 30도가 넘는 한낮 더위에도 전세계에서 찾아온 팬클럽 ‘아미’들로 한강공원이 북적였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이 들어간 티셔츠, 가방, 모자, 마스크를 쓰거나 양산이나 선글라스로 태양을 피하며 곳곳을 누볐다. 여의나루역에서 원효대교를 가로지르는 여의도 한강공원 곳곳에선 방탄소년단의 히트곡이 흘러나왔다.
소속사 하이브는 멤버 진과 제이홉이 군 복무 중이라 ‘완전체’ BTS가 함께할 수 없자 여의도 한강공원 전체를 성대한 축제의 장으로 꾸며 전 세계 아미를 맞았다.

이날 오전부터 한강공원은 BTS의 데뷔 10주년 페스타를 보기 위해 전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팬클럽 ‘아미’들로 북적였다. 여의나루역 3번 출구 등에선 지하철을 타고 온 BTS 팬들이 쉴 새 없이 밀려 나왔다.
이날 오후 4시가 되자 BTS의 리더 RM이 직접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행사장 메인 무대에 시민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대형 스크린 앞 잔디밭 가운데를 관통하는 통로 역할을 하던 길은 구경하는 인파로 막혔다.

팬들 앞에 나온 RM은 “(팬들 중) 어린 학생이 사회인으로 거듭나기까지 방탄소년단과 함께 해줘 감사하다. 저도 멋있는 직장인으로 잘 살아보겠다”며 “15~20주년엔 무엇을 할지 잘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을 생각하고 있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현장에 자리해준 아미들, 10주년을 사랑해준 아미들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화답했다.
메인무대 대형 전광판에서는 ‘피 땀 눈물’ ‘버터’ 등 BTS 뮤직비디오가 계속 흘러나왔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가 화면에 나올 때마다 환호하고,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나 손팻말 등을 들고 환호하고, 근처 팬들은 이에 화답해 환호성을 질렀다.

원효대교 서편 바로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는 오후 2~3시부터 이미 수천 명의 인파가 돗자리를 깔고 자리 잡았다.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손에는 양산이나 얼음물이 들려 있었다.
행사장에서는 무더운 날씨인 만큼 “탈수 증상이 생기면 바로 의료 부스를 찾아달라” “곳곳에 안전 요원을 찾아달라”는 안내 방송도 계속됐다. 실제로 내리쬐는 햇볕에 긴 줄을 서다가 더위에 쓰러진 참여자들도 있었다.

나무 아래 그늘에는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 앉을 자리가 없었고, 아예 이동식 텐트를 가져와 쳐놓은 사람들도 보였다. 본 행사에 앞서 전시존에 마련된 주요 전시 부스마다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줄이 20m 넘게 늘어섰다.
BTS가 활동한 10년의 역사를 담은 ‘BTS 히스토리 월’과 ‘10주년 페스타 기념 조형물’ ‘달려라 방탄 무대 의상 전시’ 포토존 앞에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렸다.

경찰은 이날 현장 질서유지와 인근도로 교통안내 등을 위해 700여명이 현장이 배치됐다. 경찰과 안전 요원들이 확성기를 들고 “통로를 막지 말아주세요” “이동해주세요” “멈춰서 보는 곳 아닙니다” “여기 서 계시면 안됩니다” 등을 외쳤다.
오후 8시30분부터는 30분간 불꽃쇼가 시작됐다. 자리를 미처 잡지 못한 시민들이 앉을 자리를 찾아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불꽃을 보려 강변 근처로 뛰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했다.


안전 관리 스태프들은 5~10m 간격으로 배치돼 “자전거 내리세요” “뛰지 마세요”라고 외치고, 통행로에 서서 불꽃 축제를 찍는 사람에게 “서 있지 말고 이동하세요”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불꽃 구경에 집중해 안내에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불꽃을 쏘는 원효대교 앞 4m 폭의 통행로는 관람객이 모여 1m 수준으로 좁아졌다. 강변 풀밭과 계단은 불꽃을 보기 위해 앉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외국인 아미들은 “그동안 열심히 활동해줘서 고마워요. 늘 건강하고 2025년 모두 함께 만날 날을 기다릴게요. 땡큐 BTS!” “방탄소년단은 우리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통로였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많은 아미 친구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듣고 우울감을 이겨냈다”는 등 BTS에게 응원과 감사를 전했다.
주최 측은 이날 한강공원과 인근까지 40만명이 방문했고, 이 중 외국인은 12만명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가장 인파가 많이 모였던 오후 8시 기준 5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고 보고 있다. 당초 주최 쪽은 최대 70만명, 경찰은 30만명까지 인파가 몰릴 수 있다고 봤지만 무더운 날씨 등을 이유로 실제 참가자는 이보다 적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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