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의 ‘비싼 청혼’ 문화가 결혼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WSJ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결혼 전 비싼 장애물: 4500달러(약 580만원)짜리 청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실었다. WSJ는 “한국인은 화려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디자이너 브랜드 가방을 주며 청혼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오모 씨 사례를 전했다.
WSJ에 따르면 오 씨는 최근 하룻밤 숙박비만 150만원에 이르는 국내 고급 호텔에서 청혼을 받았다. 오 씨는 “나와 결혼해줘(Marry Me)”라고 적힌 풍선 앞에서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오 씨 옆에는 명품 액세서리 브랜드인 ‘티파니’ 쇼핑백이 있었다. 오 씨는 “누구나 호텔에서 청혼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WSJ는 “한국 혼인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큰 비용이 드는 호화로운 호텔에서 청혼하는 문화는 사람들이 결혼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연인에게는 되레 부담을 주는 트렌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수많은 미혼 남녀가 청혼을 결혼의 과정 중 하나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미혼 남녀 1000명 중 절반 이상(51.3%)이 “결혼 전 청혼은 가능하면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결혼 전 청혼에 대한 긍정 대답(가능하면 하는 것이 좋다·꼭 필요하다)은 남성에서 66.4%, 여성에서 79.2%로 나타났다.
희망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청혼으로는 ‘반지·목걸이 등 액세서리 선물’이 62.5%로 가장 많았다. ‘함께 떠나는 여행’ 59.9%, ‘꽃다발 선물’ 30.9%, ‘명품 가방·시계 선물’ 22.7% 순으로 나타났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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