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을 엔으로 바꾸는 환전 규모가 작년 이맘때의 약 5배에 이르고, 엔화 예금 역시 40% 가까이 늘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5월 엔화 매도액은 301억 6천700만 엔(약 2천732억 원)으로 4월보다 73억 2천800만 엔 증가했습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원화를 받고 은행 입장에서 엔화를 내준(매도) 환전 규모가 300억 엔을 훌쩍 넘어섰다는 뜻입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62억 8천500만 엔)의 4.8배 수준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방역 조치 해제로 일본 여행이 급증하면서 엔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이 심해지면서 당장 쓸 일은 없어도 미리 바꿔두고 환차익을 기대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보다 38%나 증가했습니다.
이 예금 잔액의 상당 부분은 개인이 아니라 기업의 예금으로 증가 요인은 다양하지만 엔저 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화 예금 증가분이 모두 엔저에 따른 투자 수요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아무래도 엔이 싸면 향후 엔화 상승을 예상하고 미리 사두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만 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런 기조에 변화가 없다면 엔저 추세가 이어져 원/엔 환율의 경우 100엔당 80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 엔화를 무조건 많이 확보하는 게 최선의 투자는 아니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