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단짠의 정석 간편식 ‘비빔냉면’ 왕좌에는…-국민일보


고물가 시대, 여름이 오기 전 이슈가 됐던 외식물가 신기록은 ‘냉면가격’이었다. 유명 냉면집 평양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5000~1만6000원으로 오르면서 조만간 ‘냉면 2만원 시대’를 맞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적잖은 소비자들이 냉면 간편식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식품업계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기존의 제품을 업그레이드한다. 바야흐로 냉면의 계절을 맞으며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비빔냉면’ 간편식의 맛은 어떤지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했다.

맵단짠의 정석 ‘비빔냉면’…냉면맛집 메뉴 구현해내는 간편식
한국인의 냉면 사랑은 유서가 깊다. 냉면은 고려시대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 중기 평양에서 시작돼 조선시대에 널리 보급됐다. 1700년대에는 면과 육수를 따로 담아 배달까지 했다는 기록이 있다. 배달 음식의 시초가 냉면인 셈이다.

냉면 식도락에 대한 자존심을 갖고 ‘아무 냉면이나 먹지 않는다’는 마인드로 무장했어도 고물가를 거스르기란 쉽지 않다. 가정간편식(HMR) 냉면시장은 지난해 600억원대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식도 많이 하지만 집에서도 손쉽게 즐기는 메뉴가 됐다. 냉면 간편식 시장은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이 양분하고 있다. 두 회사가 90%에 육박할 만큼 시장점유율을 나누고 있다. CJ제일제당이 8년 연속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풀무원이 바짝 뒤쫓는 양상이다. 그 밖에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제품과 오뚜기, 대상, 아워홈, SPC삼립 등이 냉면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시장점유율 상위 제품 중 5개를 골라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한다. 냉면의 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약 44%), 풀무원(약 41%), 오뚜기(약 5%), PB(약 5%), 아워홈(약 1.7%) 등 순이다(지난해 상반기 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이번 비빔냉면 평가에서는 CJ제일제당, 풀무원, 오뚜기, 아워홈과 함께 PB 제품 가운데 롯데마트 ‘요리하다’를 선정했다. 제품은 서울시 송파구 일대 롯데마트와 이마트, 쿠팡에서 직접 구매했다.

비빔냉면 평가는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쿠킹 스튜디오 ‘요리요정이팀장 컴퍼니’에서 진행됐다. 이정웅 한라식품 총괄이사가 운영하는 요리요정이팀장 컴퍼니는 한라식품의 대표 제품인 참치액을 활용한 메뉴를 비롯해 약 300여개의 레시피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하고 있다. 참치액 원조기업인 한라식품은 1999년 7월 정식 출시한 한라참치액의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번 비빔냉면 평가에는 이정웅 대표, 김상영 푸드스타일리스트, 강윤희·김시웅·김수영 푸드에디터, 김미정 요리요정이팀장 실장, 고윤경 책크인 와인바·여행책방 대표 등 7명이 참여했다. 제품에 표기된 레시피에 맞춰 조리하고 ①~⑤ 번호가 표시된 그릇에 담긴 제품을 블라인드 테스트했다.

이정웅 대표는 “비빔냉면은 면과 비빔장의 조화가 중요하다”며 “다양한 재료로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비빔장이 넉넉하게 제공되고, 비빔장에 어울리는 고명이 제공되면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영 푸드스타일리스트는 “비빔장의 농도가 중요하다”며 “너무 물기를 쫙 빼면 면이 뻑뻑해지고 너무 물기가 많으면 간이 맞지 않는다”며 “적절한 간에 최적화된 비빔장의 농도를 찾으면 비빔냉면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푸드에디터는 “비빔장의 맛이 비빔냉면의 맛을 좌우한다”고 총평했다.

‘맵단짠’의 젊은 입맛 공략…전통의 맛도 담아낸 제품이 호평
1위는 ‘풀무원 함흥 비빔냉면’(4.2점)이었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재료를 최소화해서 면과 고명, 비빔장 본연의 맛에 충실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면의 식감과 맛, 비빔장의 맛, 풍미, 단출한 식재료와 그에 따른 영양성분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고윤경 대표는 “비빔냉면하면 기대되는 맛을 그대로 구현해냈다. 여러번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을 낸다”고 평가했다. 강윤희 푸드에디터는 “다른 제품들보다 맵다. 매운 맛을 즐기지 않는 이들은 첫맛에 ‘불호’를 선언할 수 있다”면서도 “맵지만 맛있다. 매운맛을 중화해줄 수 있으면 이 제품을 선택할 만하다”고 말했다.

2위는 ‘CJ제일제당 함흥 비빔냉면’(3.9점)이었다. 모양새와 식감, 향미, 조화와 균형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김시웅 푸드에디터는 “비빔장에서 풍부한 맛을 잘 구현해냈다. 깨와 김가루 고명이 생각보다 비빔냉면과 잘 어우러진다”며 “떡볶이 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구미가 당길 듯하고, 새콤한 맛까지 잘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이정웅 대표는 “첫맛이 아주 좋았다. 냉면집의 비빔장을 떠올리게 해서 간편식을 먹는다는 느낌을 쉽게 자각하지 못하게 한다”며 “고명도 잘 어우러지고 과일과 채소의 맛과 식감이 느껴지는 비빔장이 첫인상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3위는 ‘롯데마트 요리하다 비빔냉면’(3.6점)이었다. 면의 맛과 식감에서 호평을 받았다. 다른 제품들이 감자나 고구마 전분을 재료로 썼다면, 요리하다는 타피오카 전분을 활용했다. 면의 식감이 쫄깃하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불지 않는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다.

김수영 푸드에디터는 “이렇다 할 강력한 맛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가장 무난했다”며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김미정 실장은 “타피오카 전분을 써서 면의 식감이 쫄깃하다. 10~20대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식감”이라면서도 “타피오카 전분은 쫄깃함은 살려주지만 비빔냉면의 완성도 측면에서 아쉽다”고 말했다. 강윤희 푸드에디터는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있다”고 했다.

4위는 ‘오뚜기 함흥 비빔냉면’(1.7점)이었다. 모양새와 식감, 고명의 양과 맛에서 호평을 받았으나 풍미와 균형감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시웅 푸드에디터는 “무난하고 대중적인 맛”이라고 평가했다. 이정웅 대표는 “보기에 좋고 맛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고 적잖이 충족한다”면서도 “면이 너무 빨리 불게 되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5위는 ‘아워홈 함흥 비빔냉면’(1.6점)이었다. 진입장벽이 낮은 무난한 맛이라는 게 일관된 평가였다. “무난하고 평범한 간편식 냉면의 맛”(고윤경 대표), “양념과 면의 식감이 조금 더 충족됐으면 좋겠다”(김미정 실장) 등의 평가가 나왔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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